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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오마하의 현인’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TSMC 매수와 BYD 매도가 그것입니다.
두 기업은 반도체와 전기차(2차전지)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반도체와 전기차에 탑재되는 2차전지는 대한민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버핏이 어떤 의도를 갖고 이런 결정을 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워렌버핏이 아무리 거물이라 한들 버핏이 모든 투자에서 100%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세계 최고 투자자이자 그 위치에 오른 후 유지한 기간도 상당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만큼 버핏이 가진 혜안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버핏이 TSMC에 투자한 이유는 단연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겠죠. 여기서 핵심 TSMC가 한 동안 현재 시장지배력(53.6%)을 유지한다는 판단일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버핏이 늘 강조하는 ‘경제적해자’ 개념을 무시하는 처사가 됩니다. 시장점유율을 유지한다는 것은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고 이 자체가 경제적해자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자면 애플 투자입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016년 애플을 처음으로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켰습니다. 당시 투자은행(IB)들이 내다보는 애플 전망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정점에 달하고 있다는 평가였습니다. 이후 버핏의 판단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버핏이 주장하는 경제적해자 개념에는 ‘낮은 변동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는 현금흐름 예측을 가능하게 만드는 상당히 중요한 요인입니다. 기업 현금흐름이 예측 가능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업이 경기사이클에 민감하지 않으면서도 경쟁사로부터 잠식 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또한 경제적해자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즉, ‘스마트폰 포화’는 버핏에게 ‘역으로’ 애플이 어느 정도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는지 판단하는 ‘긍정적’ 지표가 됐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때 버핏의 기업에 대한 ‘성장’ 기대치는 낮은 것인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해자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적어도 인플레이션률 이상으로 성장하기 마련입니다. 비용부담을 가격에 전이 해도 투자자 이탈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버핏은 과거 이런 말 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전체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능가하는 기업은 없다”
즉, 특정 기간에 기업 실적과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해도 결국 장기적으로는 전체 경제성장률 평균 수준에 수렴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낮은 가격에 기업 지분을 매입해야 장기 시장 평균 대비 초과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다시 TSMC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애플 투자와 버핏 투자 성향으로 보면 ‘TSMC는 한 동안 현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시스템반도체가 메모리반도체 대비 시장이 크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긴 어려울 겁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중 파운드리 부문은 일부 고착화된 경향이 큽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TSMC 주가는 폭락했으니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BYD는 매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과 중국 간 신경전이 부담이 됐을 겁니다. 대만 기업인 TSMC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산업적으로 보면 전기차 시장에 많은 기업들이 난입하고 있습니다. 누가 전기차 시장에서 최후 승자가 될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BYD 성장 초기와는 너무 다른 환경입니다.
테슬라가 시장 선두에 있는 것은 맞지만 위협 요인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통합 OS 구축, 인공지능(AI) 등 남다른 시스템과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전기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미래에 전기차를 단순히 자동차로 받아들일지, 이동하는 스마트폰 형태로 받아들일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만약 현재 시장 예상과 달리 전자에 국한된다면 테슬라가 선두 지위를 내놓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버핏이 가장 꺼리는 것은 테슬라 시장가치가 현금흐름 대비 너무 높다는 것이지만 말이죠.
버핏의 TSMC, BYD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국내 반도체와 자동차, 2차전지 전망 그리고 수출을 대략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메모리반도체에 국한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현 상태로 볼 때, 상대적으로 폭발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적은 비중이라도 시스템반도체가 가는 곳에 메모리반도체가 따라가기 때문에 산업 전체로 보면 장기 전망에 대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분명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하지만 방향성이 아직은 모호한 상황인데요. 단순 이동수단 가치를 극대화할 것인지, 새로운 경험 제공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수많은 전기차 업체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자동차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동안 2차전지 업체들은 한 동안 수요가 지속될 겁니다. 그 이후에는 반도체 산업처럼 치킨게임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산업들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확인할 가치는 분명합니다. 시장지배력이 분명해지는 산업일수록 버핏이 뛰어들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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