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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그룹 중간지주사이자 투자회사인 SK스퀘어 인사가 발표됐습니다. 박성하 SK C&C 대표가 진두지휘를 맡게 됐습니다. 데이터센터 화재 이슈가 발생한지 얼마되지 않아 둥지를 옮기는 만큼 어깨가 상당히 무거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SK스퀘어 주가 흐름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SK스퀘어 주가는 지난해 SK텔레콤으로부터 물적분할된 이후 줄 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SK스퀘어가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는 ‘복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타이밍’입니다. 인적분할 당시만 해도 올해 미국이 이 정도로 과격하게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SK스퀘어는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성장주’와 같은 취급을 받은 겁니다. 실제로 원스토어, 티맵모빌리티, 11번가 등 주요 자회사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를 철회했습니다. 투자지주사인 만큼 수익원은 자회사로부터 현금흐름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 길이 막힌 셈입니다.

     

    그런데 현금흐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자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SK하이닉스에요. 공급망 문제로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SK하이닉스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 주가도 힘을 쓰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SK스퀘어 주가 하락이 더 가파르게 진행됐습니다.

     

    최근 미국으로부터 그나마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발언이 그것입니다. 그 전에도 나왔던 얘기이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표현한 탓에 뉴욕증시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증시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분위기 반전이 성장주들의 주가 상승을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가능성이 높아질 뿐입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강한 상승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아마도 원스토어, 티맵모빌리티, 11번가, SK쉴더스 등 자회사 상장 재추진이 가장 빠르고도 직접적으로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문제는 각 자회사들이 해당 업종에서 압도적 1위 지위를 가진 기업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상장 이슈는 단발성에 그칠 확률이 높아지게 될 겁니다.

    SK스퀘어가 롤모델로 삼은 곳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입니다. 유기적 방식으로 ‘업계 1등 기업’을 산하에 두기 어렵다면 인수합병(M&A)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SK그룹 내에서 그나마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은 반도체와 배터리인 만큼 이쪽 분야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즉 IPO를 통한 성장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가능할지 여부도 미지수라는 얘기입니다.

    과거 SK그룹은 싸이월드, 네이트온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등 인터넷 사업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징크스를 극복하는 것과 체질개선은 상당히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SK그룹이 지속 ‘밸류업’을 외치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화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인사를 통해 SK스퀘어는 체질을 개선하고 그 기조를 그룹 전체로 확대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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